흙이 있었소
모진 바람에도
쓰러지지 않은 이유가
움켜쥔 뿌리 때문만이 아니란 걸
알아버렸소
흔들리며 넘어가려던
그대의 뿌리를 부둥켜안고
숨도 쉬지 않고 깍지를 풀지 않았던 뜨거운 잇몸
세상에 수많은 나무들이
다시 늠름하게 푸른 아침
고요히 상처 난 뿌리에 입맞추며
깍지를 푸는 흙이 있었소
- 고창영의 시〈비밀〉(전문)에서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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