들로 산으로/무슨 꽃을 보았니?

[당매자나무] 당매자나무는 황색꽃이 피며, 가지 끝에서 10-15개가 모여 총상꽃차례를 이룬다 / 토함

토함 2010. 2. 12. 22:05

 

 ▲당매자나무( 2009.04.09. 흥해 옥성골)


 

 

고향집 고갯마루


고향을 떠나는 사람이나
고달픈 객지를 말똥처럼 구르며 떠돌다
고향으로 돌아온 상처 입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
갓길로 비켜나 땀을 들이며 숨을 고르던 곳.
옷 보퉁이 하나 달랑 가슴에 안고 먼 타관으로
시집가던 누나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
멈추어 서서 흐느끼던 장소.

우리의 어린 시절의
정서를 세척시켜주었던 고갯마루가
그러나 지금은 흔적도 없이 없어지고 말았다.

- 김주영의《젖은 신발》중에서

 

 

 

 ▲당매자나무( 2009.04.09. 흥해 옥성골)

 

 


나를 돕는 친구


여러분에게 저항하는 것이 무엇이든,
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여러분을 돕고 있는 것입니다.
여러분을 방해하려는 사람들은 사실 여러분에게
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
친구입니다. 이것이 가장 높은 수준의
지혜입니다.

- 존 맥도널드의 《꿈의 기술》중에서 -

 

 

 

 ▲당매자나무( 2009.04.09. 흥해 옥성골)


 

 

눈부신 지느러미


내 곁에는 거센 물살을
힘겹게 가르는 작은 친구 물고기들이 있다.
그들은 물살을 따라 내려가다가 또는 거슬러 올라가다가
몸에 생채기가 나고 한쪽 지느러미가 잘려나갔다. 우린 모두
서로에게 실오라기 한 올만큼이라도 힘이 되어줄 수 없음을
나는 안다. 다만 이 말만은 할 수 있을 듯하다. 고통의
한가운데를 늠연하게 견뎌내는 이들의 지느러미에는
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눈부심이 깃들어 있을
것이라고. 그것을 찾아내는 일만이 이 혼돈의
세상을 사는 보람이라고.

- 박찬순의《발해풍의 정원》중에서 -

 

 

 

 ▲당매자나무( 2009.04.09. 흥해 옥성골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