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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고향에는 지금쯤] 서산에 해 넘어갈 때, 오징어 피데기를 거두어 들이는 그 손길이 정겹다 / 토함

토함 2014. 11. 30. 09:22

 

 

 

 

 

 

홀아비김치



더 세게?
좀 더 세게?
배추는 꼭 껴안은 연습으로 평생을 나지.
무는 땅속에 거시기를 콱 처박고는 몸을 자꾸 키우지.

그래, 처녀 속곳인 배추 품에
무채양념으로 속 박는 거여.
김장김치 하나에도 음양의 이치가 있어야.

무나 배추
한 가지로만 담근 걸,
그래서 홀아비김치라고 하는 겨.


- 이정록의 시집《어머니 학교》에
실린 시〈홀아비김치〉중에서 -

 

 

 

▲오징어 피데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