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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경운기] 경운기도 꿀잠에 취한 고요한 새벽, 경북 안동으로 가다 / 토함

토함 2017. 11. 15. 04:46


▲경운기(2017.11.14)




아플 땐 흰죽이다



깜깜한 세상을 더듬거리며
혼자서 헤쳐 나가야 하는 하루,
손가락 까딱할 수 없을 만큼 귀찮고
피곤한 하루, 먹을 것 하나 없이 텅텅 빈
냉장고처럼 배고픈 하루, 밥알 하나 씹어
삼키는 일도 죽을 것처럼 힘든 하루. 그런 하루,
나에겐 흰죽이다. 아무 맛도 아무 반찬도
곁들이지 않은 오직 흰죽.
아플 땐 흰죽이다.


- 고수리의《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》중에서 -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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