생활 속으로/이런 이야기가 좋아요

파리풀 / 2011.07.17. 보현산

토함 2011. 7. 19. 21:45

 

 

 

 

 


소똥물


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
달리는 기차 지붕 위에서 뛰어내려
파인애플을 따기도 했고,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
이틀을 가기도 했다. 목은 마치 가뭄에 땅이 갈라지듯
쩍쩍 갈라져 고통스러웠다. 집 한 채 보이지 않다가
작은 소 물통을 하나 발견했다. 물통은 소똥이
가득 차 거품투성이인데다, 그 밑에는 푸른
이끼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. 그 아래 냄새 나는
누런 물을 손으로 가득 떠서 하얗게 마른
입술로 가져갔다. 너무나 목이 말라
그 물도 맛있었다.


- 소냐 나자리오의《엔리케의 여정》중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