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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할미꽃] 의성 산수유축제가 열릴 때쯤, 그 무덤 위엔 언제나 할미꽃이 핀다 / 토함

토함 2016. 4. 4. 19:53

 

▲할미꽃(2016.04.02.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)

 

 

 

돌아와 보는 방

 

 

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
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.
불을 켜 두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옵니다.

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
비 속에 젖어 있사옵니다.

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
가만히 눈을 감으면
마음속으로 흐르는 소리
이제, 사상(思想)이
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.


- 윤동주 시집《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》에 실린
시 <돌아와 보는 밤> 중에서 -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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