생활 속으로/이런 이야기가 좋아요 3557

[보문정 홑왕원추리] 경주 보문정 홑왕원추리 꽃이 비를 맞으며 관광객을 맞이하다 / 토함

데카브리스트의 젊은 아내 11명 살아남은 데카브리스트 120명은 시베리아로 유배되었다. 그 유배의 땅이 이르쿠츠크였다. 데카브리스트의 젊은 아내 11명도 귀족의 신분과 재산을 모두 버리고 시베리아로 와서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다. 그들로 인해 이르쿠츠크에 새로운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다. 동토의 땅 시베리아는 자유와 혁명의 땅으로 다시 태어났다. '자유와 혁명', 그렇다. 내가 진실로 원한 것은 바로 이 자유의 향기였다. - 조송희의《길 위에서, 우리는 서로에게 깃든다》중에서 -

[비에 젖은 나무백일홍] 비요일의 마실산책, 비가 내리는 배롱나무 꽃길을 산책하다 / 토함

이별의 이유 만남의 이유가 이별의 이유가 된다. 냉철해 보여서 좋았는데 날카로움에 베일 수도 있고, 열정적이어서 좋았는데 감당하기 벅찰 수도 있다. 결정적으로 이별은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이뤄진다. 사소한 사건이지만 그 조그만 사건에 너와 나의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. - 권석천의《사람에 대한 예의》중에서 -

[소나무숲 산책] 비온 뒷날, 추억의 삼릉계곡 솔밭길을 거닐다 / 토함

자기 존엄 옛 이집트 파라오들은 새벽이면, 신전에 들어가 의례를 갖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. 신으로부터 사명을 부여받고 힘을 얻었다. 군주들은 새벽에 자신을 혁명하였다. 한 인간으로서 존엄을 자각하고 살아가는 사명을 되새기며 힘을 얻고 새로운 혁명을 도모하는 시간을 새벽마다 오롯이 가졌다. - 신영길의《기억의 숲을 거닐다》중에서 -

[경주 서출지 연꽃] 종일 비가 내리다가 일몰 직전에 잠시 나온 빛을 받아 서출지 연꽃을 담다 / 토함

어른으로 산다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은 그 무게나 센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늘 내색하지 않았던 부모님의 아픔을 알 턱이 없었다. 그래서 어른은 늘 강한 줄 알았고 울음을 모르는 줄 알았으며, 매일 무탈하게 지내는 줄 알았다.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의 나는 울음을 모르는 체 사는게 아니라 울음을 억지로 삼키며 지내고 있다. 사실 어른이라고 해서 울면 안 된다고 정해진 건 아니지만 내가 울면 상대방이 더 슬퍼할 테고 내가 힘들면 상대방이 더욱더 아파할 테니 슬픔을 삼키는 게 당연해진다. 나도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어른이 되어 있었다. - 박수정의《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른으로 산다는 것》중에서 -

[칡꽃] 올해는 예쁜 칡꽃의 모습을 다시 담아보고 싶다 / 토함

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...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일의 종류가 많고 복잡하거나 양이 많아서라기보다 해소의 프로세스에 있는 게 아닌가, 하는 생각도 들었다.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잠을 자도 개운치 않고 늘 머릿속에 찌꺼기가 남아 있는 것 같은... 치유는 잘 흐르게 하는 데 있다. - 신영길의《기억의 숲을 거닐다》중에서 -

[아침 빛에 생기가 넘치는 홍연] 연꽃을 찾아 마실탐방을 하다 / 토함

산사(山寺)를 찾는 이유 여름 한철을 산사에서 보낸 적이 있다. 나는 산사의 새벽을 특별히 좋아했다. 새벽이면 빛이 창호지에 번져서 엷게 퍼져나가듯이 내 마음에도 결 고운 평화가 스며들었다. 풀과 나무들이 어둠 속의 침묵을 서서히 빠져나오면서 뱉어내는 초록의 숨결. 산사의 새벽은 늘 그 기운으로 충만했다. 일어나자마자 방문을 여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었다. 문을 열면 방 안은 금세 초록의 숨결로 가득 찼다. - 신영길의《기억의 숲을 거닐다》중에서 -

[연지(蓮池) 산책] 예쁜 연꽃들이 기지개를 켜는 경주 동남산 기슭 양피저수지를 찾아가다 / 토함

역사가 위로한다 낯선 바이러스가 출현하자 저마다 겁먹고 웅크리지만 질병 없는 시대가 있었던가 사별 없는 하루가 있었던가 낯익어지지 않는 낯설음이 있었던가 역사가 위로합니다 - 김흥숙의《쉿 (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성찰1)》중에서 -